[0416]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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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단비
- 작성일
- 2022년 4월 11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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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화

4월에는 제 생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4월 이맘때쯤이 되면 이상하게 세월호가 떠오르곤 합니다.
참사 당시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였습니다. 많이 어렸던 나이라 부끄럽지만 그 때 당시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지금, 제 생일이 다가오는 4월이 될 때마다 유튜브나 네이버, 다양한 SNS를 통해 세월호 소식을 꼭 찾아보고는 합니다. 생존자분들이 남기는 편지를 읽으며 한참을 울어보고, 세월호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울어본 적도 있습니다. 유가족 분들이 흘렸을 눈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ꈰ겠지만. 이렇게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어 활발한 추모 화동 참여는 불가하지만, 제 위치에서 언제나 응원하고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크게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희생자분들과 비슷한 나이가 되어보니 알 것 같습니다. 얼마나 예쁜 나이였는지, 얼마나 큰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을지 말입니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또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알바도 해보고, 공부도 열심히 해보고, 친구들과 팀플레이 과제에, 카페에서 커피와 달달한 쿠키 하나 시켜놓고 노트북을 두들겨보기도 하는 그런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을텐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녀분들이 20살이 되었을 때 가장 해봤으면 싶은 것들을 알려주세요. 그걸 대신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해드리고 싶습니다.
세월호 관련 다큐와 영상들을 보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거. 안타깝게 빛을 잃은 그 분들께 부끄럽지 않도록, 지금 살아가는 이 현실이 축복인 것처럼 살아가야겠습니다.
가끔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고, 고3때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마무리를 잘 못 지은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은, 살아있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지나가는 감정으로 생각하고, 저는 열심히 나아가겠습니다. 당신들을 응원하며 나아가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함께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