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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금요일엔 돌아와요

  • 작성자
    김채현
    작성일
    2021년 4월 16일(금)
  • 헌화
    추모하기 꽃6
그 날은 어떻게 잊겠습니까. 초등학교 6학년, 학교가 끝나고 돌아온 집 거실에 틀어진 뉴스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언니오빠들, 그리고 어른들, 나보다 어린 아이들, 내 또래애들이 탄 배가 침몰했
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언니오빠들이 마냥 안쓰러웠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금요일에는 돌아오렴을 읽고 반도 못 읽고 덮었어야 했습니다. 왜 언니오빠들이, 그 사람들이 아직도 찬 바다에 남아있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퇴진시위 첫주에 참가했습니다. 광화문에 있던 추모에 참가했습니다. 안면도 없고, 뉴스로만 보던 언니오빠들, 그리고 어른들의 앞에 흰꽃을 놓았습니다. 눈물이 솟구쳤습니다. 알 수 없는 슬픔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언니오빠들을 지나쳐, 언니오빠들보다 나이가 많아졌습니다. 그들이 영원히 지나칠 수 없게 된, 십대의 종착역을 지나, 이십대의 시작역에 섰습니다. 바다에 아직 잠든 그들이 십대의 종착역을 무사히 마무리할 때까지 기억하겠슥니다.차디 찬 바다에서 역을 잃어버린 그들이 언젠가 돌아와 종착역에서 그들의 가족을 기다릴 때까지 기억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게 기억하는 것 뿐이라, 하염없이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찬 바다가 아니라, 그 무엇보다 따듯한 품으로 그들이 돌아올거라 믿습니다. 언제 올지 모를, 금요일에는 꼭 돌아와줄거라, 믿습니다. 기억합니다.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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